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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방식이 내게 엄마미소라도 돌아보며 보고 사실에분쟁지역 인권단체 '아디'는 지난해부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여성 예비언론인 25명을 선발해 3년간 지원하는 독립언론 육성사업 ‘스피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첫 6개월 간, 20년차 안팎의 현업 언론인들로부터 취재·제작에 대한 이론 및 실무 교육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2년 6개월간, 이들은 비인도적 환경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현실을 스스로 취재해 보도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이 겪는 전쟁 피해와 참상을 팔레스타인인의 시각으로 기록해 알리자는 취지입니다. 뉴스타파는 아디를 통해 스피크업 참가자들이 지난 4월부터 취재한 9건의 취재물을 전달 받아 7월 15일까지 매주 연재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서안지구 북부 제닌시에 위치한 제닌 난민 캠프는 팔레스타인 난민 육아 비과세 캠프 중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오늘날 약 2만 7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데, 2025년 2월 이후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의 은신처로 지목돼 주민들은 또 다시 강제 이주의 피해를 겪고 있다.
제닌 난민 캠프의 기원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나크바’(아랍어로 대재난을 뜻한다)로 거슬러 간 채권시장 다. 나크바 당시 고향에서 강제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1953년 유엔(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제닌 난민 캠프를 설립했다. (편집자 주: 나크바는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건국 전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면서 겪은 피해와 고통을 뜻한다)
난민들은 ‘제2차 인티파다’(아랍어로 봉기를 뜻 서울신용보증재단 한다) 기간에도 고통을 겪었다. 제2차 인티파다(انتفاضة)는 2000년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민중 항쟁으로, 2005년까지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2002년 팔레스타인을 10일간 공격한 끝에 이곳 캠프까지 침공해 400채 이상의 가옥을 파괴하고 훼손했다. 당시 캠프 주민 4분의 1 이상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캠 저축 프에서 쫓겨났다.



▲제닌 난민 캠프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 군 (출처: 아헤드 파크르 알딘, 마야 타반자, 란다 알와네)


올해 78세인 팔레스타인인 사미하 알라크메는 지친 몸을 이끌고, 무거운 걸음으로 언덕을 올랐다. 전화요금 한 손엔 약간의 식량, 다른 한 손엔 15명의 손주들을 입힐 옷가지가 들려 있었다. 알라크메의 얼굴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가득했다. 알라크메의 눈은 멀고도 가까운 지평선을 응시하는 듯 했다. 그 시선 끝에는 검은 연기로 가려진 캠프의 가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안전하던 집은 폐허와 잔해로 변했고, 주민들은 강제 이주를 당했다. 이번이 두 번째 강제 이주였다. 그들은 낯선 환경, 자신들의 집이 아닌 공간에서 강제 이주, 추방, 박탈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전 세계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맞아 꽃을 받은 그날, 제닌 난민 캠프의 여성들은 마지막 남은 생수 병을 보급 받고, 임시 숙소 여러 곳에 흩어져 생활하는 가족들과 안부를 나눴다. 다른 날과 다름 없이 끝없는 기다림과 전쟁의 고통 속에 던져진 날이었다.
지난 2개월여간 제닌 난민 캠프 주민 약 2만여 명이 집에서 강제로 쫓겨나 임시 대피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반 이상이 여성이다. 이들은 위기의 중심에 있다. 가족 돌봄의 의무와 상실의 슬픔까지 짊어졌다.
“집 같지 않아요… 너무 힘들어요”
또 다시 난민이 된 여성들은 난민 캠프에 있던 집을 가리켜 “단순한 건물이 아닌 따뜻한 일상이 담긴 장소”였다고 표현한다. 알라크메는 대피소에서의 일상이 힘듦을 호소했다. 

우리 집은 (대피소와는) 달랐어요. 원할 때 요리를 하고, 쉬거나 잘 수도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25개 가구가 부엌 하나를 함께 써요. 너무 힘들어요. 사생활도 없고, 정말 집 같은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사미하 알라크메 / 제닌 난민캠프 주민

이곳의 많은 여성들은 일상의 안전, 소소한 일상, 그리고 숟가락, 찻잔 등 사소한 생활용품까지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또 다른 피난민 여성 움 알리는 불편함뿐 아니라 명절 등에 가족 모임조차 가질 수 없어 허전하다고 했다. (편집자 주: 움 알리는 난민 캠프 내 가옥에서 거주하다가 대피소로 이동했다)

이곳의 어떤 것도 우리가 살던 삶과 닮지 않았어요. 특히 라마단이나 이드(축제) 기간엔 더 그렇죠. 가족 모임도, 우리가 늘 지켜오던 전통도, 아무것도 없어요.- -움 알리 / 제닌 난민캠프 주민

회복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제닌 난민 캠프의 여성들은 나약함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강제 이주는 이들에게 강인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다. 
여성들은 각자 흩어진 ‘일상의 조각’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을 위한 식사 준비, 노인 돌봄, 정서적 붕괴를 견디는 것까지,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일상을 회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닌 난민 캠프 지역을 걷고 있는 여성과 아이 (출처: 아헤드 파크르 알딘, 마야 타반자, 란다 알와네)


제닌의 여성들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취재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임시 대피소 천막 아래 모인 이들은 ‘3월 8일’임에도 축하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꼭 기념일이 아니어도 삶을 이어갈 회복력을 다짐한 모습이다. 이들은 비록 주위의 모든 것이 무너졌을지라도 부서지지 않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봉사자들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고통 덜어줘 
혼란스러운 대피소 안에는 피난민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팔레스타인 구호단체 ‘희망의 발걸음(Steps of Hope)’는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심리치료사 하나 아사프는 피난민 여성들이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들은 집을 떠날 때 큰 충격을 받았고, 상담을 통해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며,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늘,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고통을 인정하고,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가 재가 되어 사라질 때
이곳 여성들에게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은 여느 하루와 마찬가지였다. 무거운 전쟁의 상흔과 불확실한 미래만이 공존할뿐, 이날을 기념하는 현수막 하나 없었고, 축하 행사도 없었다. 
대신, 이날 캠프에선 여성들이 겪고 있는 실존적 고통이 얼마나 깊고 복합적인 것인지 드러났다. 전쟁을 견디며 이뤄낸 이들의 성취를 어떻게 숫자로만 측정할 수 있을까. 이곳 여성들은 모든 것이 무너진 후에도 다시 일어선다. 그 횟수만큼 이들이 살아온 삶의 가치가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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